우리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가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합니다. 그 중 유시민 작가는 조금 특별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밥부터 먹어보라"는 말입니다.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이 제안은, 인간관계의 본질과 삶의 철학을 담고 있죠.
식사를 함께하면 사람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평소에는 감추고 있던 방어적인 태도나 꾸며진 모습이 식사 자리에서는 조금씩 느슨해지기 마련입니다. 말투, 태도, 타인에 대한 배려까지도 그 순간 자연스럽게 표현되죠. 유시민 작가는 바로 이 지점을 통해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이해하려 합니다.
1. 진짜 친구는 ‘나에 대한 태도’보다 ‘타인에 대한 태도’에서 보인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종종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가’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오히려 이해관계 없는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무례한 언행을 한다거나, 도움을 줄 수 없는 사람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결국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타인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기본적인 존중과 예의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반대로, 타인을 쉽게 깎아내리는 사람은 대부분 내면의 결핍이나 열등감이 투영된 행동을 보이곤 합니다.
진정한 친구는 내게 잘해주는 사람보다, 누구에게나 존중을 보이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결국 관계는 평등한 존중에서 출발해야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2. 억지로 유지하는 관계는 필요 없다
유시민 작가는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러움을 중시합니다. 억지로 감정을 조율하고, 꾸며진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 관계라면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죠. 특히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일적으로 얽히는 관계를 제외하면 ‘편안함’이 인간관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내가 나답게 행동했을 때 불편하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가치 있다”고 말합니다. 오랜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감정 노동 없는 인간관계는 우리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쉼표입니다.
3.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현대 사회는 각종 혐오 표현이 일상화된 시대입니다. 유시민 작가는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합리적인 다수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혐오 표현에 쉽게 휘둘리는 소수가 소란을 일으키지만, 실제로 역사는 그런 이들이 주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또한 그는 악성 댓글이나 비난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그 책임은 결코 피해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것은 악플을 다는 사람의 인격 문제이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할 건강한 방법을 찾지 못한 이들의 왜곡된 표현 방식일 뿐이라는 거죠.
그는 스스로를 검색하지 않고, 악의적인 정보와 거리를 두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지혜를 실천합니다.
4. 진화론의 오해, 그리고 인간에 대한 겸손
그는 진화론에 대한 사회적 오해도 지적합니다. 흔히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말로 요약되지만, 실제 다윈의 이론은 “환경에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본질입니다. 이러한 왜곡된 해석이 우생학 등 잘못된 사회적 흐름을 만들었고, 이는 다윈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지식이 많다고 해도 우리는 자연과 세계 앞에서 겸손해야 하며, 모든 진리는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합니다. 즉, 아는 만큼 의심하고 질문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인간을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5. 자아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삶과 자아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철학은 명확합니다. 자아는 어디엔가 정해진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만들어가는 과정의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음식을 먹고, 일상을 성찰하는 모든 순간이 자아를 구성하는 재료가 됩니다.
그는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하는 감정은 성장의 증거”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이전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지만, 그 불편함이 더 나은 자신을 만들게 합니다. 변화하는 자아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삶을 설계하려는 노력, 그것이 진정한 성찰입니다.
마무리하며: 유시민이 말하는 사람을 보는 눈
유시민 작가의 인간관계 철학은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습니다. 밥 한 끼를 같이 먹어보는 것,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관찰하는 것, 불편한 관계를 과감히 정리하는 용기 — 모두가 우리가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입니다.
관계는 나를 위한 거울이기도 합니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나의 모습도 반영됩니다. 유시민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인간관계란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지식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있고 싶은가요? 혼자 선택해보세요 (0) | 2025.05.12 |
---|---|
오아르 미술관 - 경주의 새로운 보석 (2) | 2025.04.14 |
인공지능 시대, 인문학은 죽지 않았다 (2) | 2025.04.12 |
AI 시대 인문학? (0) | 2025.04.10 |
인문학이 지치고 무기력한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 (0) | 2025.04.09 |